9월 CPI 발표 이후 요동치는 미국 주식시장을 보고 느낀 점
9월 CPI 발표 이후 요동치는 미국 주식시장을 보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써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9월 CPI 예상치를 보면서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이미 발표 2시간 전부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들이 하락을 이어가고 있었고, 나 역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통해서 하락에 베팅하고 수익을 내고 있었기에 원웨이로 하락을 생각하고 있었다.
9시 30분에 CPI 발표 후 역시나 예상대로 인플레이션은 전혀 잡히지 않았고,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주식창을 켜서 살펴보니 말 그대로 주식 차트는 '폭락'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엄청난 추락을 하고 있었다. 특히 반도체 쪽의 하락이 극심했다.
ASML 주가 하락에도 꾸준히 매수하는 이유 3가지(+중국 리스크)
내가 투자하고 있다고 이전에도 알렸던 ASML은 고점에서 -8%가 빠지고, 테슬라 역시도 -4%가 빠졌다.(아직 정규 시장은 오픈도 하지 않은 프리장 상태였다.)
정규장이 열리면 더욱 큰 하락을 예상하면서 주식 추가 매수를 고려하고 있었고,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더 낮은 가격이 올 거라는 기대감에 비트코인 선물 포지션도 별도로 청산하지 않았다.
미국 주식시장은 악재와 호재가 같은 말
어제의 롤러코스터를 누가 설명할 수 있을까?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내가 하락에 베팅했던 '숏 포지션'의 비트코인 선물은 엄청난 상승에 청산당했고, ASML은 무려 -8%에서 +1%로 하루 만에 9%가 넘는 상승으로 마무리를 지었고, 테슬라도 -4.3%에서 +2%까지 약 6%의 상승을 보이며 시장을 마감했다.(특히 반도체 쪽이 시장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생각)
이걸 보면서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느꼈다. CPI가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전혀 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다가, 앞으로 시장에 긴축이 지속될 거라는 예측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악재'라고 생각했기에 하락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CPI 예상치 상회가 호재
정말 어이없는 결과였다. 이전에는 예상치 상회가 '악재'였는데 지금은 예상치 상회가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건 바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임박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결국 어떤 지표라고 하더라도 시장은 '엿장수'마음대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주식은 미래와 기대감을 바탕으로 가격을 형성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그 말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물가상승에 대한 압력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고, 금리의 0.75p 인상이 확실시되었지만 시장에서 해당 악재를 모두 호재로 전환시켜 버린 것이다.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내성'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이 임박했다는 것만 인식해서 금리인상 여부는 이미 제쳐두고 호재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공포'를 체감할 수 있는 VIX 지수를 높이지 못하고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된 원인으로 손꼽힌다.
VIX 지수 확인하기
내가 지금 진입하는 게 올바른 판단인지 확인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에서 공포지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를 느끼는지 볼 수 있는 지표인데, 지금 VIX 지수를 확인하면 아직도 저점은 멀었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현재의 VIX 지수는 32인데, 리먼 사태 및 팬데믹 때 거의 70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아직 반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극단적인 공포'가 오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매수 버튼을 누르는 편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저점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 저점을 찾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일정 금액은 기계적으로 적립식 매수를 하고, VIX 지수가 60 이상으로 치솟을 때 대량 매수를 대비해 일정 금액의 현금 보유도 함께 해나갈 것이다.
그것이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이고, 투자자 본인의 멘털 관리를 하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유자금 주식투자의 정의
나는 주식투자는 무조건 '여유자금'으로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기서 '여유자금'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여유자금을 확보한 주식투자는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을 반드시 보유하는 형태를 말한다.
내가 200만 원을 번다는 가정 하에, 한 달에 생활비 50만 원을 뺀 150만 원이라는 현금이 있을 때를 예로 들어보겠다.
- 총 100만 원 적립식 투자
- 50만 원은 파킹 통장에 현금으로 보유
- 100만 원 중 50만 원은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고 변동성이 적은 자산에 투자
150만 원이라는 여유자금이 생겼다고 해서 그걸 모두 변동성이 극심한 주식에 투자하거나 적립이라 생각하고 넣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보유는 반드시 필요하고, 현금 보유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좋은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홀짝 게임
어제 다시 한번 느꼈다.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말이다. 어찌 보면 어제 내가 했던 것은 '홀짝'게임과 같다. 단기적인 시장의 방향은 내가 전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상과 내 생각을 조합해서 함부로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은 내가 악재라고 생각했던 것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호재로 생각했던 것이 악재가 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결국 내가 "나는 단기 트레이딩에는 소질이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시장의 하락이 동반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주식의 '수량'을 늘려가는데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줬다.
한 마디로 시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 것이 나인지 알게 되었고, 결국 수량을 보유하고 10년 이상 오랜 기간 투자를 통해서 부를 축적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엑슨모빌이라는 원유기업이 30달러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던 기간이 있었다. 그 당시 원유가 거의 쓰레기 취급을 당할 때였는데, 당연히 원유 기업이다 보니 주가는 바닥을 기어 다닐 수밖에 없었다.
배당을 엄청나게 주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특수를 누리는 기업들과는 다르게 주가는 마음처럼 오르지 않았고, 결국 엑슨모빌이 아닌 기술주들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내 선택이 맞았고, 엑슨모빌이라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상당히 잘한 선택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모든 상황이 역전되었다. 기술주들은 모두 반토막이 났고, 내 계좌도 마찬가지다. 지금 현재 엑슨모빌의 주가는 101달러로 30달러 때 매수했다면 지금 수익률은 3배가 넘는 엄청난 수치다.
게다가 엑슨모빌은 배당도 3%가 넘는 수준에 38년 이상 배당을 지급한'배당 귀족' 주식이기 때문에 저점에 투자를 했다면 배당성장과 주가 성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물론 엑슨모빌이라는 기업의 특성상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유 가격의 상승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쳤겠지만, 장기적인 투자 + 절대적인 수량 우위는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된 것이다.
만약 지금 주식투자를 하면서, 일희일비하고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우리나라 조선주 흐름도 하나의 사례) 영원한 하락도 없으며 영원한 상승도 없는 곳이 시장이기 때문에 본인이 공부했고 확신이 있는 종목에 꾸준히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지금의 패시브 인덱스 펀드 기준 고점 대비 -25% 가까운 시장의 하락은 저렴하게 수량을 늘려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시장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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