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재구성한 넷플릭스 소년심판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지금 화제가 되고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나오자마자 바로 시청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촉법소년과 청소년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일깨워주고, 그들에게 경각심을 내보내는 일종의 '교훈'이 있는 드라마였다. 소년심판에서 가장 첫번째로 나오는 에피소드가 '초등생 살인사건'인데 이 에피소드는 인천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해당 사건에 대해서 찾아보니 넷플릭스에서 이를 갈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소년심판을 에피소드2까지만 본다면 아래의 요약정리가 필요없을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표현을 해놓았는데, 다만 조금 바뀐것은 실화에서는 둘 다 촉법소년이 아니었는데, 넷플릭스에서는 촉법소년이 방조범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요약해보고자 한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2017년 3월 29일에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에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청소년 A양이 초등학교 2학년 B양을 유괴하고 살인한 사건이다. 아래의 내용이 좀 많이 충격적일 수 있으니 심신미약자는 굳이 읽는 걸 추천하지는 않는다.
사건개요
- 가해자 A양
- 피해자 B양
- 방조범 C양
놀이터 공원에서 오후 1시경에 주변에 있던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 B양이 친구와 놀다가 부모님께 전화를 하기 위해서 A양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했고, 지금 배터리가 없다며 자신의 집 전화를 쓰라며 집으로 데려갔다. 배터리가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었고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한 말일 뿐이었다.
집이 15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 내의 CCTV를 의식해서 13층에서 내리고 2층을 걸어올라가는 치밀함을 보였다. 자신의 집에서 B양을 태블릿 PC 충전용 케이블로 목졸라 살해했고, 범행 도중에도 방조범 C양과 "목에 전선 감아놨다", "잡아왔다" 등의 연락을 주고 받았다. 방조범인 C양과 "CCTV 확인했어?"라고 하는 등의 범행과 관련된 여러 조언들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죽은 B양의 시체를 화장실로 끌고 가서 집에 있던 식칼로 해부하고 그 이후에 머리와 신체를 토막내서 난도질한다. 그 이후에 화장실을 청소하고 시체를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고, 장기는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 이어서 집 아파트 옥상 물탱크 위에 2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B양의 시신을 유기했다. 이후 루미놀 반응에 의해 화장실이 피떡칠이 되어있는 것을 확인했고, 화장실에서 피 묻은 흉기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A양은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도 트위터에 '모야 우리 동네에서 애가 없어졌대'라는 트윗을 쓰고, 경찰 조사 시작 이후에는 '당분간 자리를 비운다'라는 트윗도 작성했다고 알려졌다.
방조범이었던 C양도 구속영장이 신청되었는데, 훼손된 시신의 일부를 건네받아서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고, C양이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통화내역과 CCTV 등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혐의를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피해자의 부모는 아이를 찾아나섰는데, 아이의 가방이 놀이터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안내방송을 하면서 '친구 집에 갔나'정도로 생각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을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CCTV를 통해서 아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장면을 찾아내고 직접 집을 일이맇 다 방문해서 A양의 사진을 보여주고 탐문했다고 한다. 밤 10시가 넘어서 피해자 시신이 발견되었고, 아버지가 먼저 시신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아이의 시신이 난도질되어있는데다가 다 토막나있는 상태라서 수의를 제대로 입힐 수 조차 없었다고 한다.
A양은 트위터에서 만난 C양이 수십차례를 어린 아이를 죽이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C양은 사체유기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인방조 혐의는 부인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 측에서는 C양과 A양이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을 통해서 살인방조 혐의를 주장했다. 문자 내용을 살펴보면 A양이 살인을 저지르고 잡혀간 이후에 '내 정신문제라고 서술하고 있다'라고 말했고, C양은 '자신이 얽히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공모 정황이 드러난 통화 및 문자내용
새벽 1시
주범A : 이번 주 안에 범행을 실행하고 사체의 일부를 전달할 것
낮 12시 통화와 문자
주범A : (변장 셀카와 함께)사냥 나간다
방조범C : 그럼 저 중에 하나가 죽겠네. 초등학교 몇 시에 끝나지?
주범A : 저학년은 일찍 끝난다.
오후 1시 문자
주범A : 잡아왔다. 상황이 좋았다.
방조범C : 살아있냐? CCTV는 확인했냐?
오후 2시 통화
주범A : 사체 정리했다. 욕실 청소 후 만나자
오후 6시 대화
주범A : 손가락 예뻐? 그 정도면 크기가 충분하냐?
방조범C : 예쁘다. 충분하다. 잘했다.
오후 8시 문자
방조범C : 봉투를 건네받는 것이 CCTV에 찍혔을테니 쿠키를 선물받는 것으로 둘이 입을 맞추자.
위의 둘이 연락한 내용들이 공개되면서 공판장 내에 있는 많은 방청객들에게 질타를 심하게 받기도 했다고 한다.
최종판결
1심 판결 이후에 항소심과 상고심을 통해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법정공방을 치뤘다. (이게 잘잘못을 따지며 법적 공방을 치뤄야 하는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결국 2018년 9월 13일에 주범인 A양의 경우는 대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으며, 방조범인 C양에 대해서는 최초 판결에서의 '살인 공모'가 아니라 '살인 방조'만이 인정되면서 형이 대폭 줄어들어 무기징역에서 감형된 징역 13년의 처벌을 받게 되었고,(12명의 초호화 변호인단 덕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주범인 A양은 30년간 전자발찌를 차게 되었다.
시청하며 분노한 부분들
1. 우발적 범행 주장
용의자 A양은 살인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지만 정신질환을 사유로 들어 '우발적'범행이라고 주장했으며, 변호인단은 '순간적 충동에 의한 살인'임을 강조했고, 정신병 기록들을 근거로 정신병으로 인한 우발적 살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CCTV를 의식해서 15층 집이 아닌 13층에서 내려서 걸어올라간 점이나, 현장을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것으로 봐서 철저한 계획 하에 실행된 범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자신이 다중인격이라는 주장까지 했다고 하는데 정말 믿기 힘든 사건이었다.
2. 공포스러운 사이버공간
트위터에서 '자캐 커뮤니티'라는 곳을 통해서 A양과 C양은 만났는데, 자작 캐릭터의 줄임말인 '자캐'는 자신이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사람들과 가상세계에서 소통하는 것이다. 이게 정말 무서운게, 방조범인 C양은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A양이 할때도 자신은 장난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살인범도 자작 캐릭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걸까?(트위터는 DM 공개 안된다고 아직까지 착각하는 사람들 없길 바란다. 법무부에서 요청하면 미국 법무부와 공조로 트위터 서버 압수수색해서 메세지 복구 가능하다)
3. 어마어마한 변호인단
실제로 뉴스상에서도 어마어마한 C양의 변호인단이 화제가 되곤 했었는데, 국내 최고의 재력가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고용했던 변호인단이 13명이었는데, 방조범 C양은 개인이 12명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12명 중에서 4명이 부장검사 출신이었다고 한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1명의 선임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억 이상의 금액에 달하는 것을 보아도 엄청난 재력가임을 알 수 있었다. 결국 20살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도 '무전유죄'를 가르치는 꼴이 아니었을까?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의 처벌
소년심판에서는 초등생 살인서근의 용의자 중 1명이 '촉법소년'으로 등장하면서 살인에 가담한 방조범이었으나 소년법으로 인해 최고형인 '10호'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10호 처분'이라는 것이 최고형이라지만 고작 소년원 2년이 끝이고, 이로 인해서 소년법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드라마 내에서도 사람들이 법원 앞에서 매일같이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 여러번 나온다. 그만큼 소년범들에 대한 처분이 더욱 가혹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에서는 주범과 공범이 각각 징역20년과 13년을 받았지만, 저런 처벌을 받는다 한들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경우 사회와 완전한 격리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미약한 소년범죄자들의 처벌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 소년범들의 범죄 형태가 고도화 되는것에 발맞추어 우리 법이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소년범들에 대한 작중인물의 태도
심의석 판사 역할을 맡은 김혜수는 아이들에게 소년범들에게 자비가 없다. '감히'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 나이에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표현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너무나 공감하는 바이다. 법을 무서워하지 않는 범죄자가 있다면 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범들에 대한 일관적인 비난만이 존재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소년범들이 왜 그렇게 잘못된 길로 갈 수 밖에 없는지, 소년범들의 심성 자체가 나쁜 아이들이 아니며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내몰아갔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보여주는 점이 해당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경우는 실화의 재연에 힘썼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의 스토리들도 소년범들 각자의 사정을 보여주고, 김혜수의 무심한듯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있는 모습들이 종종 비춰지며 다음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김무열은 항상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데 그에 대해 김혜수와 의견충돌을 자주 일으킨다.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김무열이 왜 그렇게 소년범들을 아끼는지 알 수 있으니, (스포가 될까봐 이야기하기가 어렵다)꼭 시청해보기 바란다.
소년심판은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피소드 2편까지가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을 디테일하게 다룬 내용이며 다른 소년범들의 에피소드도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함께 시청에 대한 몰입감을 주는 요소까지 한꺼번에 잡은 수작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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